[점유취득시효] 20년 점유 취득시효 완성됐는데 땅주인 회사가 분할됐다면? "주인 바뀌었으니 나가라고요?" - 법인 분할과 취득시효 대항력 구별
안녕하세요. 부동산 분쟁 상담을 하다 보면, 오랜 기간 평온하게 땅을 점유해 정당한 권리를 얻었음에도 이를 명확하게 취득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제가 상담했던 의뢰인의 사연과, 이런 주장을 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1. 의뢰인의 억울한 사연
20년 넘게 농사지은 땅인데, 갑자기 땅주인 회사가 쪼개졌다고 나가라네요.
상담을 오신 의뢰인 B씨.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셨습니다. 사연은 이랬습니다.
- 1974년: B씨, 시골의 땅을 매수하여 평온·공연하게 점유 및 농사 시작. (당시 등기부상 소유자는 'A회사' . 등기부상 소유자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서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던 사정이 있음)
- 1994년: 점유취득시효 20년 완성.
- 2025년: A회사가 경영상 이유로 기업 분할을 진행함. 이 과정에서 해당 토지가 신설된 'C회사' 명의로 넘어감.
- 현재 상황: B씨가 C회사에 연락해 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등기를 넘기라고 하자, C회사 측의 주장은 황당하였습니다.
"저희는 기업분할로 땅을 새로 넘겨받은 '새 주인(제3자)'입니다. 점유취득시효 완성 후에 주인 바뀌면 점유자가 새 주인한테 권리 주장 못 하는
거 모르세요? 게다가 당사자가 바뀌었으니 비워주세요."
의뢰인은 무엇이 맞는 주장인지 몰라 고민이 커졌습니다.
2. 상대방 신설회사의 주장
상대방 회사의 주장은 두 가지입니다. "당사자가 변경되었으니 시효가 중단되었다", 그리고 "시효 완성 후 소유자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제3자인
우리에겐 대항할 수 없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3.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와 판례의 판단은 명쾌합니다.
💡 [관련 법리 및 판례 요지]
-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승계'가 중요하다: 회사 분할(분할합병 포함)은 개별적으로 땅을 사고파는 '특정승계(매매)'가 아닙니다. 상법
제530조의10에 따라 분할계획서에서 정한 범위의 권리와 의무가 일괄적으로 넘어가는 '부분적 포괄승계'입니다.
- 시효는 중단되지 않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2007다15172)에 따르면, 점유취득시효 진행 중 등기명의자(소유자)가 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점유 상태가 파괴되었다고 볼 수 없어 취득시효 중단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 신설회사는 '제3자'가 아니라 '의무를 떠안은 자'이다: 시효 완성 후 제3자에게 땅이 매각되면 대항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회사 분할로 땅이 넘어간 경우, 법원은 "시효취득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도 신설회사에 승계된다"고 봅니다(서울고등법원 2024나2060078 등 참조).

- 결론: C회사는 보호받는 '새로운 제3자'가 아니라, A회사의 등기를 넘겨줄 '의무'까지 고스란히 물려받은 당사자이므로 의뢰인은 당당히
땅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4. 소송 전략
자, 다시 우리 의뢰인 B씨의 사안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신설회사가 "우린 제3자라 책임 없다"라고 우기는 상황, 어떻게 해야할까요?
가. "분할계획서 확보가 가장 중요한 증거입니다."
상법상 분할은 '분할계획서'가 정한 바에 따라 권리의무가 승계됩니다. 따라서 해당 토지가 분할계획서상 신설회사(C)의 승계재산에 포함되어
넘어갔다는 점을 입증하면, 소유권이전등기의무 역시 C회사가 승계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회사분할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다면 분할계획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나. 제3자 매각 차단! 즉각적인 '처분금지가처분' 및 '내용증명' 발송
가장 위험한 것은 C회사가 제3자에게 팔아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적법한 제3자가 되어 정말로 땅을 뺏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호사 이름이 찍힌 강력한 내용증명 발송과 함께 즉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걸어 발을 묶어야 합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귀사(C회사)는 상법 제530조의10에 따라 기업분할 시 A회사의 점유취득시효 완성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포괄승계하였습니다. 당사는
이미 20년의 시효를 완성하였으므로 즉각 명의 이전에 협조하시기 바라며, 고의로 제3자에게 처분할 시 배임죄 형사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5. 결론
Q. 점유취득시효 기간 중 당사자 변경(법인의 분할, 합병)이 있으면 기간이 중단되나요?
- A. 아닙니다. 단순한 등기명의자의 변경만으로는 점유의 계속성이 파괴되지 않으므로 시효가 중단되지 않습니다. 특히 법인의 분할이나 합병은
권리의무의 '승계'이므로 시효는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갑니다.
Q. 회사 분할 시 신소유자(신설회사)에게 취득시효를 대항할 수 없나요?
- A. 대항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매매로 주인이 바뀐 것이 아니라 상법상 '부분적 포괄승계'가 일어난 것이므로, 신설회사는 전 주인이
의뢰인에게 해줬어야 할 '등기이전의무'의 상대방이 됩니다. 즉, 신설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땅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맺음말: 법의 허점을 노리는 사람에겐 법으로 답해야 합니다
법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진실'을 들여다봅니다.
상대방이 기업 분할이라는 이유로 시간을 끌고 있다면, 진짜 제3자에게 땅이 넘어가기 전에 확실한 법적 조치를 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