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사례] 거주 가능하대서 샀는데? 생활숙박시설(생숙) 대법원 판결의 충격과 남은 탈출구
최근 몇 년전부터 주택법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생활숙박시설(이하 생숙)’을 마치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거주할 수 있는 곳으로 홍보하여 분양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이 시설이 법적으로 주택 용도 사용이 불가하며 거액의 이행강제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약 취소를 문의하는 분들과 그로 인한 소송이 많이 있었습니다.
가장 흔하게 제기되는 주장이 “실거주가 가능하다고 해서 믿고 계약했으니, 이는 ‘착오’ 또는 ‘사기(기망)’에 의한 계약이므로 무효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에서 수분양자들에게 매우 뼈아픈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최신 대법원 판결의 매서운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적으로 계약 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법리적 틈새’를 법률 칼럼으로 낱낱이 분석해 드립니다.
생숙을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은 그동안 하급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일부 항소심에서는 분양대행사가 실거주 가능성을 광범위하게 홍보하여 수분양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보아 계약 취소를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의 판단으로 이 ‘착오 취소’의 문이 매우 좁아졌습니다.
1. 대법원의 냉혹한 현실 점검: “알고 서명한 것 아니냐”
최근 대법원은 수분양자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이 수분양자의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인정하지 않은 핵심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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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의 명시적 문구: 인터넷 홍보물에 일부 ‘주거’나 ‘거주’라는 표현이 쓰였더라도, 계약서 등에는 ‘법적 용도는 숙박시설’이며 ‘숙박업, 부동산 임대업’을 해야 한다는 정보가 상세히 제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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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금지의 인지: 생숙은 제도 도입 당시부터 용도 변경 없이는 주거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법규상 금지되어 있었으며, 기존에 주거용으로 쓰인 것은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이 미치지 못한 사실상 관행상의 이용 형태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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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양자의 자필 서명(확인서): 수분양자들은 ‘본 건물이 생활숙박시설임을 인지하고, 숙박업 운영 의무를 이행하는 데 동의하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에 직접 서명·날인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수분양자가 단순히 ‘살 수 있다’고 믿은 내심의 동기만으로는, 명확히 서명한 계약 내용을 뒤집고 취소할 수 없다고 쐐기를 박은 것입니다.
2. 그렇다면 모든 계약은 취소 불가능한가? ‘화해권고결정’의 사례
대법원의 판결로 “제가 헷갈렸어요”라는 식의 단순 착오 주장은 더 이상 통하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소송 실무에서는 대법원까지 가기 전, 하급심에서 다양한 법리적 무기를 동원하여 시행사를 압박하고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계약에서 탈출하는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최근 제가 담당한 하급심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치열한 공방 끝에 “계약금은 포기하되, 계약은 해제하고 추가 채무는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수분양자가 단순 ‘착오’ 외에 다른 강력한 주장들을 함께 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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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등록 의무 등 편법의 고의적 누락 : 실거주를 하려면 수분양자가 직접 사업자등록을 내야 하는 등 중대한 법적, 행정적 의무가 따름에도, 분양 직원이 이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노숙자도 다 낸다”며 부담을 경시하여 심각한 기망 행위를 저질렀음을 녹취록 등으로 입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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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적 이행불능 : 계약 당시 이미 관련 법령 개정 예고로 인해 ‘합법적 실거주’라는 계약 목적 달성이 원시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점을 파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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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판매법 위반 : 분양 직원이 전화나 문자로 끈질기게 권유하여 모델하우스로 유인해 계약을 체결하게 한 경우, 이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 ‘전화권유판매’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에 따른 청약철회 내용이 적힌 계약서를 주지 않았다면 수분양자는 14일의 제한 없이 계약을 철회(해제)할 수 있습니다.
3. 냉혹한 현실 속 수분양자를 위한 생존 전략
대법원 판결은 우리에게 냉혹한 현실을 알려줍니다. 서명한 계약서의 힘은 매우 강력합니다. 따라서 억울함에 호소하는 감정적 대응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 실무적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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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및 확인서 재검토: 본인이 서명한 서류에 ‘생활숙박시설 인지’, ‘주거용 사용 불가’ 등의 문구가 명시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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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착오’를 넘어선 증거 수집: “살 수 있다”는 말뿐만 아니라, 분양 상담사가 사업자등록의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편법’을 적극적으로 조장했음을 증명할 구체적인 녹취나 문자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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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계약금 포기’의 수용: 수억 원에 달하는 잔금 대출과 이행강제금, 지연 이자의 늪에 빠지는 것보다, 앞선 화해권고결정 사례처럼 이미 낸 계약금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계약 전체를 해제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인 ‘손절’ 전략일 수 있습니다.
